생일

잡담 2007. 6. 21. 09:23

많은 사람들이 삶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간다.
아님, 나처럼 아무 목적없이 그냥 '살아가지는' 부류도 적지 않을 것이다.

궁극적인 인생의 목적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그마저도 그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을까 싶다.

남보다 부유하고 편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도,
또 그러기 위해 악착같이 소유하고자 하는 그 놈의 '돈'도,
결혼을 하여 2세를 낳는 것조차도
결국에는 죽지 않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느끼고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그런 맥락에서 생일 또한
매년 새로운 마음을 다지기 위해 년단위로 만들어 놓은 인생의 수단이다.
그 날을 뜻깊게 만들거나 혹은 아무 의미없는 날로 만드는 것은
역시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의 의지이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오늘은 아내의 생일.
전날 남은 누룽지 두 그릇이 있어
아내의 승인하-이 부분을 분명히 하고 싶다.-에
미역국없이 그저 따끈한 누룽지 두 그릇으로 생일 아침을 보냈다.

저녁에는 스테이크를 한번 쓸어보리라 식당을 알아보고 있다.
이렇게 무감각한 중년부부가 되어 가고 있나 보다.

변명치곤 좀 궁색하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