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10. 9. 10. 23:17
아내가 직장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저녁 때 술 한잔을 하고 싶다며 맥주를 사왔다.

술은 기분 좋을 때 마시는 건데... 기분 안 좋을 때 마시면 (스트레스가 더 쌓이고 기분 나빠지면 어쩌지? 그럼) 안 되는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사들고 들어왔던 맥주와 안주를 냉장고에 넣는 아내 표정이 더욱 일그러져 있다.

안 마실거야?
안 마셔.

단호하게 말하고는 씻고 침실로 가서 책을 읽는다.

여보, 잠 안 오면 술 한잔 해요.
책 읽으면서 스트레스 풀래요.

아까 내가 한 말을,

... 술은 기분 안 좋을 때 마시면 안 되는데...(건강하고 고상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는데 왜 너는 하필 술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니?)

쯤으로 이해한 모양이다.

다음부터는 내 진심을 다 풀어서 설명해야 할까?

정답은 아예 그런 말을 안 하는 거다. 왜 쓸데없는 말을 해가지고 쯧쯔...

평소 사이 좋을 때는 더없이 좋다가도 이런 경우에는 가슴이 참 갑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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