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대한 흥미

잡담 2006. 6. 20. 09:40
어제 수업시간에 한 내용이 처음으로 머릿 속에 잘 안 들어왔다.

그 전에 한 내용은 작년에 읽었던 책을 기초해서 쉬운 내용들이라

듣는 즉시 머릿 속에 쏙쏙 들어와서 수업이 얼추 재미있었는데

어제는 중간 이후부터 자꾸 딴 생각도 나고 그러다가 내용을 놓치니

여간 쫓아가기 힘든 게 아니었다.

이해 안 되는 게 쌓이니 점점 화까지 나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시기가 참 중요한 순간임을 새삼 느낄 수 있다.

고등학교 1학년 후반 무렵 갑작스런 맹장수술로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했던 적이 있다.

수술을 마치고 수업을 듣던 난 도무지 이해가 안 되면서 진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초등학교 때의 버릇을 못 버리고 고등학교 때까지 벼락치기를 하던 나는

당연히 등수도 떨어지고 슬슬 공부가 하기 싫어졌다.

물론 그 무렵 독일어 선생님을 사모(?)하던 난 선생님이 독일로 유학을 가신 후

말도 안 되는 혼자만의 순애보를 상상하며 허송세월하던 경험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된다.


처음 시작은 경미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겉잡을 수 없이 벌어진 격차는

도저히 복구할 엄두 아니, 의욕이 나지 않았다.


이해 안 되는 것이 있으면 그 때 그 때 깨우쳐야 한다.

쌓이고 쌓이면 책 열어보기가 싫어질테고

학원비는 허공에 날리게 될 것이다.


나와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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