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1등으로 밥먹나~

잡담 2007. 11. 18. 08:44

아이들이 밥을 잘 안 먹을 때 혹은,
양치질을 안 하려고 할 때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누가 1등으로 밥 먹나~"
"누가 1등으로 치카치카 하나 봐야지."

일시적으로(?) 말 잘 듣는 아이들을 만들기 위해 무심코 던지는 이 말로 인해
아이들에게 미칠 수 있는 2가지 악영향의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하나, 맹목적인 결과지향주의이다.
이를 어떻게 닦든, 밥을 어떻게 먹든 관계없이 제일 먼저, 빨리 해치우면
그게 최고인 줄 알게 된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정신도 어쩌면
어려서부터 이런 말을 듣고 자란 '덕'일까?

다른 하나는, 의미없는 경쟁의식 고취랄까?
이를 닦거나 밥을 먹는 일상적인 일에서조차 옆의 사람과 경쟁을 해서
1등을 하게 만드는 적자생존의 세계. 1등 지상주의.
어찌보면 좁은 땅덩어리와 높은 인구밀도의 대한민국에서
어려서부터 이런 환경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은 것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일 수도 있겠다.

옆의 동생이나 친구를 챙겨가며 맛있게 밥을 먹고
재미있게 양치질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어떻게 만들어 주냐고?
그건 부모나 가족의 몫이다.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주위 상황을 스폰지처럼 흡수하는 어린이들에게
사소한 말 한마디가 인격형성, 가치관, 고정관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부모는 아이만 낳으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들이여,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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