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피, 대견타.

잡담 2008. 7. 2. 23:33
예전과 다름없이 쳇바퀴 굴러가듯 무미건조한 생활이지만 요즘 잠자기 전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운동이다. 날짜상으로 2주가 지났는데 아직 할만하군.
살을 빼서 적정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2/3를 유산소 운동으로 하고 있다.
운동은 힘들다 느끼고 재미를 잃는 것이 가장 큰 적이므로 힘들다 싶을 때는 뛰기만이라도 하고 온다.

오늘도 열심히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데 양면 테이프로 붙여진 리모콘이 진동에 의해 툭 떨어져 뒤로 나뒹군다.
한번 힐끗 쳐다보고 이내 뜀뛰기에 몰입한다. 관리자가 주워가는군.
그런데 어쩐다. 맞춰 놓은 시간은 아직 30분도 더 남았는데 하필이면 채널이 9번에 맞춰져 있다.
채널을 돌리려면 잠시 뛰기를 멈추고 손을 뻗어야 한다. 그렇다고 TV 없이 뛰기에는 밋밋하고 끄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잠시 멈춰야 하기에 그냥 놔뒀는데 개구리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시작되었다.

무당개구리의 멸종과 생존에 관한 보고서란다. 방송 내내 정적인 카메라 움직임과 느릿느릿 움직이는 개구리, 지렁이, 뱀 그리고 짝짓기, 짝짓기, 짝짓기... 리듬을 타는 운동과는 상극인 프로그램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짝짓기를 보고 있으려니 더 피곤하군.
15분 남았을 때부터 이중고(?)를 느끼며 내내 갈등하다가 끝까지 버텨냈다.
결국 포기없이 처음 맞춰놓은 시간대로 끝까지 뛴 스스로가 너무 대견했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는지 운동을 마치고나니 어제보다 더 개운하다. ^^

그리고 무당개구리, 확대해서 보니 좀 징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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