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외출

잡담 2006. 8. 5. 11:15
방학 중 당직인 아내를 따라서 아침 출근길에 같이 버스를 올라탔다.
날씨도 후덥지근하고 그 동안 밀린 공부도 할 겸
시원한 도서관을 찾아 공부할 요량으로 과천 도서관을 찾았다.

작렬하는 태양빛을 5분만 참으면 된다는 일념하에 참아가며
정류장서 도서관까지 땀흘리고 걸어갔건만
정문에는 과천시민께 알리는 반가운 소식이라는 제목과 함께
그 동안의 증축/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8월 18일에 다시 개관을 하여
과천시민을 맞이한다는 친절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반갑긴 개뿔~ 뭐가 반가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옆 건물이 보여 가보았지만
그 앞에는 나보다 1분 정도 먼저 헛탕을 친 듯 보이는 여고생이
나와 눈이 마주칠까봐 딴 청을 부리며 전화기를 만지작거린다.
나도 멋쩍어 전화기를 들었다가 다시 놓기 뭐해서 방금 전 눈물을 머금고 떠나 보낸
아내에게 전화를 해,
"아이~ 몰라 몰라. 집에 가서 잠이나 잘껴."
하고 투정을 부렸다.

아내의 추천으로 보라매공원 도서관으로 향하여 지하철을 올라탔다가
왠지 그 쪽 도서관은 무선 인터넷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강남의 국기원 도서관으로 행선지를 바꾸었다.
(사실 공부만 하려면 인터넷은 안 되도 되는데 지금처럼 요렇게 놀고 싶었나 보다.)
강남에 사는 친구가 대학생 때 공부하러 자주 갔다는 기억만 떠올리며 처음 찾았는데
국립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으로 바뀌어 책도 못 가져 들어가고 공부할 장소도 없다고 했다.
'아~ 오늘 왜 이리 꼬이냐.'

오기가 생겨 마지막으로 서초 국립 중앙도서관으로 향했다.
아무 생각없이 30분 내에만 다시 지하철 타면 환승할인이 될 줄 알고 부랴부랴 지하철에 올랐는데
800원이 찍힌다.
'아!, 지하철끼리는 환승할인이 안 되지.'
800원도 날렸다.

결국 도착한 이 곳 국립 중앙도서관은 책은 못 가져 들어오지만
노트북은 허가가 되고 공부시 참고할 "후니의 쉽게 쓴..." 책도 마침 책꽂이에 그대로 있어
무선 접속이 가능한 5층 로비에 나와 준비물을 펼치고 이렇게 글을 적는다.
8시10분에 집을 떠나 이제 11시가 넘었다.
웃도리는 땀에 젖어 쾌쾌한 땀냄새가 솔솔 피어오르고
이제야 의자 위에서 쉴 수 있게된 몸은 피로한지 눈이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
게다가 1시간 정도만 있으면 허기가 져서 다시 또 싸들고 밥 먹을 곳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장담컨대 오늘 1시간이라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인 거다.

흠,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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