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려주고 싶다.

잡담 2007. 9. 13. 09:09

4호선 출근길 지하철.
젊은이와 40대 후반 아저씨 간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젊은이가 보던 신문이 자꾸 아저씨 머리를 건드려 시작된 일인 듯.

내가 지하철에 오를 때도 그 사람 신문 보는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 무료일간지를 양쪽으로 떠~억하니 벌리고 읽는 모습이라니.

허나, 언뜻 보아도 십수년은 차이날 것같은 두 사람의 싸움에 나오는 대화 내용은 예사롭지 않았다.

......
아저씨: 그런데 왜 반말이예요?
십장생: 내가 언제 반말을 했다고 그래요. XX놈아.

어이없는 아저씨: 신문이 자꾸 머리를 건드린다고 몇 번 말했어요?
십원짜리: 아저씨가 자꾸 뒤로 오니까 건드리게 되는 거죠.

개살구 계속: 아침부터 왜 지랄이야, XX놈아.

십자수 혼잣말: 에~이. 아침부터 재수없어. XX, XX ......


나라도 더 이상 대꾸 못 하겠다.
머리에 신문이 닿는데 아저씨가 빈 공간이 있음에도 뒷걸음질칠 리 만무하다.

누가 봐도 상식 이하의 젊은이 행동에 한두명 쯤 어르신을 거들 듯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체구가 건장하여 100kg이 훨씬 넘어 보인다는 거.
머리도 나처럼 삭발 모양에 검은 양복을 입은 걸로 보아 조직 폭력배가 아닐까.
조직 폭력배가 왜 출근 시간에 지하철을 탄담?

누구 하나 눈이라도 맞추면 불똥이 튈세라 자신의 시선을 붙잡고 제 갈길 가고 있었다.
그 무리의 선봉장에는 내가 있었다.
바로 옆자리에 서 있었기에.

나 스스로가 이리도 배신감과 모멸감을 느끼는데
당사자인 아저씨는 얼마나 분노가 치밀어 올랐을까.
'아침부터 지랄'인 양아치 녀석 때문에 하루를 망친 사람은 정작 그 아저씨였을테다.

힘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자는 힘으로 눌러야 가장 큰 모욕을 느낄 것이다.
그 자리에서 내가 홍만이였으면 하는 상상을 수도 없이 했다.

저런 녀석도 지 부모 모시고 애들 키우며 살겠지.
쯧쯔. 혀 밖에 안 차인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신문볼 때 남 건들지 좀 맙시다!
남에게 피해 주면서까지 꼭 신문을 읽어야겠냐?

간혹, 사람 붐비는 곳에서 신문 읽는 방법 동영상을 찍어 올릴까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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