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지하철

잡담 2006. 6. 12. 11:45



오늘 아침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또 짜증이 났다.

만원 지하철에서야 누구나 짜증이 나겠지만

내겐 특별히 사람에 밀려 다니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

오히려 매일 아침 밀리는 것 뻔히 알면서 늦게 나오는 사람들이

왜 매일 얼굴을 찡그리며 타는지 의문스럽다. 그런다고 자리가 넓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늘 아니, 평상시에도 자주 내가 제일 짜증나는 것은,

자리가 좁은데도 마치 내 등판이 지 책받침인 양 책이나 신문을 대고 보는 사람이 원인이다.



오늘은 좀 특이한 경우로,

여자도 아닌 남자가 내 등과 지 가슴이 닫는 게 싫었는지 아님,

모가지에 걸려있는 mp3 player를 보호하려고 했는지

어쨌든 가슴에 손을 올려서 내 등과 그 넘 팔이 닿았는데

몸에서 뭔 넘의 열이 그리 많이 나는지 가뜩이나 날씨가 더운데

그 넘의 팔이 닿은 내 등이 화끈거릴 정도로 뜨거워져 땀이 나기 시작했다.


겨우  두 정거장 지나서 빈 공간이 생겨 안쪽으로 비집고 들어갔더니

이번에는 참한 여자가 독서 삼매경에 빠져서 내 등판을 책받침으로 쓰며

간간이 뒷통수를 건드렸다.


입은 달아서 뭐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학력 수준이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는 한국, 그것도 서울에서

그런 걸 일일이 말해야 안다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등에 땀띠 안 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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