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여행

잡담 2006. 7. 24. 13:37

지난 주 금요일 아내가 직장 동료들과 함께 1박2일 안면도 여행을 떠났다.
모처럼의 외출 계획에 며칠 전부터 약간 들떠 있던 아내였다.
출발 전날, 과일과 옷 등 필요한 준비물들을 정성껏 챙기는 모습이 꼭 소풍 전 초등학생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밤 늦게 돌아온 아내의 표정은
모처럼 신나게 바람쐬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온 사람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바다에서 바나나보트를 타다가 물에 빠지는 순간 다른 동료의 다리에 얼굴이 부딪혀
얼마 전 거금을 들여 치료한 앞니가 흔들거린다고 한다.
오는 길에 치과에 들렀더니 거의 빼야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결론은 임플란트.

그것 때문에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주말 내내 기분이 우울해서 말도 잘 안 하고 입맛도 없는지 잘 먹지도 않는다.
평소에는 칫솔질도 1분이면 후딱하고 나오던 그녀가 양치질하러 욕실 들어간지 5분이 넘도록
안 나오는 거 보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거울을 보고 한참을 속상해 하다가 나오는 듯 하다.

나도 아무렇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아내가 저리 시무룩해 있는 걸 보니 너무 안스럽고 안타까워 어쩔 줄 모르겠다.
아내 말마따나 큰 사고 안 나고 그 정도인 게 어딘데...-사실 이 얘기는 내 입에서 나와 아내를 위로했어야 했다.-

어떻게 하면 아내가 훌훌 잊어버리고
예전의 발랄한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나. 고민이다.

이럴 때는 그 흔한 상해보험 하나 안 들어둔 게 약간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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