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난방식 아파트가 추울 때

잡담 2006. 12. 8. 21:22
지난 10월 말 난생 처음 아파트로 입성했다.
물론 전세로.

이사올 당시만 해도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
전 집보다 넓고 햇빛 잘 들고 전망 좋은 것에 아내도 나도 만족했는데
12월에 접어드니 슬슬 단점이 보인다.

다른 건 큰 문제가 없는데 난방이 잘 되지 않는다.
집에 있는 동안에는 늘 스웨터를 입고 있어야 하고
침대에서 잘 때는 전기장판을 켜지 않으면 춥다.
아내는 한달 째 기침 감기가 떠나지 않고 있으며
아직 손님이 와서 잔 적이 없지만 제일 추운 건넌방은 거짓말 조금 보태서
군대에서 훈련 나가 침낭 돌돌 말고 자던 생각하며 지내야 할 지경이다.

지역 난방이 아니라 보일러를 더 틀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12월 들어 보일러를 24시간 풀가동 한다고 하니 이보다 더 따뜻해질 수도 없어 보인다.

지난 주 관리소에서 오신 기사분은 배관 안의 물을 다 갈아주시고
-정말 더러운 구정물이었다.-
엊그제 다시 불렀더니 공기가 많이 찼다고 공기 빼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가셨다.
오늘 혹시나 하고 혼자서 공기를 빼봤지만 공기 빠지는 소리는 안 난다.
빠지는 물은 미지근한 상태보다 약간 따뜻한 수준.
물이 이 정도니 공기고 뭐고 상관없이 안 따뜻한 게 당연한 듯하다.
꼭대기층(12층)이라 물이 올라오는 도중 식나?

방문했던 기사분 말로는 20년 넘은 아파트라 자신들이 더 이상 손 쓸 수 있는 일도 아니란다.
거실 중간 부분이 살짝 막힌 거 같기도 하단다.

집 평수대로 똑같이 난방비와 관리비 내고
전기 장판 켜느라 전기세 더 들고
감기 걸려 약값 더 내며
계속 추운 곳에서 살아야 하고...

이 상황에서는 누구한테 하소연 해야 하나?
집주인에게 보일러 뜯어 고쳐달라 해야 하나,
관리소에 난방비 깎아 달라 해야 하나.

아~ 따뜻한 집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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