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결혼식, 그리고 오랜만의 만남

잡담 2008. 8. 9. 23:35
한번 이별의 아픔을 겪었던 친구 녀석이 결혼식을 올렸다.
아직 결혼 못한 대학 동기 녀석들도 몇 있지만 아무튼 이 나이에 동갑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게 될 줄이야.

결혼식은 친구가 다니던 분당의 한 교회에서 엄숙하게 이루어졌고 신랑 신부 모두 멋져 보였다.
두번째라고 축의금도 정중히 사절한다해서 뭐 도와줄 거 없을까하고 1시간 정도 일찍 갔으나 멀뚱거리며 보릿자루 역할만 하다가 미안한 마음으로 축하해주고 왔다.

행복하게 잘 살기 바란다. 지금쯤 발리서 신나게 쉬고 있겠구먼.

결혼식 덕분에 오랜만에 희탁 내외와 상준이도 만났다. 정호 내외까지 해서 같이 피로연 식사를 마치고 상준이만 보낸 후-정말 아쉬웠다- 다시 6명이서 근처 커피숍에서 과일빙수와 아이스크림, 키위쥬스도 마셨다.

유쾌하게 수다스런 희탁-영진씨 내외 덕에 오랜만에 깔깔거리고 웃으며 과일빙수의 쓴맛을 내는 재료가 뭘까 토론하다가 나왔다. 그것만 기억에 남는군. ^^ 결국 그 쓴맛의 주인공은 유자였다.
참, 한달 반 전에 동탄으로 이사간 희탁 내외의 동탄 예찬론도 기억에 남는다. 고기맛과 후식 빙수맛이 일품이라는 동탄의 피그하우스에 언젠가 가볼테다. 우리보고 동탄으로 이사오라고 10번은 말한 것 같다.

커피숍 주차장이 원래 없었던 걸 모르고 옆 삼겹살집 주차장에 주차를 했었는데 나올 때 그 집 주인이 상당히 인상을 쓰며 뒷차를 빼주었다. 하지만 우리가 잘못한 거니 뭐... 희탁이가 먼저 숙이고 들어가며 죄송하다 분위기를 잘 무마했다. 기특한 녀석.

주희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나온 정호-교림씨 내외는 아무래도 오랜 시간 같이 할 수 없어 집에 들어가고 우리는 다시 희탁이네 차를 타고 우리집으로 와 근처 보리밥집에서 막걸리-파전-묵 코스로 술 한잔 하는 시간을 가졌다.

술자리에서는 쉴새없이 많은 대화가 오갔고 유익했다. 주로 내가 아이를 갖지 않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아내가 쌓인 게 많았는지 술이 들어가니 좀 흥분을 하곤 했다. 그 때문에 술집에서 나와, 아내가 볼일보러 간 사이 희탁 내외는 내게 오늘 집에 가서 싸우지 말 것을 당부했다. ^_^ 정말 귀엽고 유쾌하여 부러운 부부다.

술 마시는 동안 사이다만 따라 놓고 있는 나까지 빠짐없이 1분 30초 간격으로 건배를 제의하는 영진씨가, 아내는 죽이 잘 맞는 모양이다. 아내가 즐거워하니 나까지 새삼 희탁 내외가 정겹게 느껴진다.

희탁이가 어렸을 적 안 좋은 기억 탓에 묵을 안 먹는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먹기 싫은 묵을 아버지가 화를 내며 먹으라 하셔서 마구 먹다가 다 게웠다나 뭐라나...

그렇게 즐겁고 배부른 시간을 가진 후 11시 즈음해서 희탁-영진씨 내외는 그 좋다는 동탄으로 떠났다.
희탁이네도 얼른 원하는 아기가 생겨 더더욱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참, 허리 디스크도 빨리 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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