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비발디파크(대명) 여행

잡담 2007. 8. 15. 10:33
오늘은 기나긴 휴가의 마지막날. 내일 출근해서 적응하는데에 시간 꽤나 걸릴 듯하다.

지난 주 금요일 1박 예정으로 홍천 대명콘도에 다녀왔다.
한주네 가족과 같이 가기로 했으나 폭풍이 예상되는 날씨 탓에 아이들이 힘들어 할까봐 미리 포기하고
나와 아내만 출발했다.

그런데 비가 오락가락하며 그닥 많이 쏟아지지도 않는데다가
콘도 건물 지하에 위락시설이 잘 되어 있어 아이들 놀이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고
중요한 건, 아내와 단둘이 있자니 참으로 심심하여 한주네 가족을 나중에 불러내어 합류했다.

2000년대 초, 아내와 설악 대명콘도에 갔을 때 지하 슈퍼 하나 달랑 있는 거 외에 '꺼리'가 아무 것도 없었는데
비발디파크는 그 어떤 콘도보다도 많은 돈을 들여 잘 꾸며놓았다.
음식점들은 기본이고 범퍼카와 회전목마, 돌아가는 찻잔, 2인용 초미니 바이킹 등의 놀이기구와 영화관, PC방, 옷가게, 호프집, 던킨 도넛, 베스킨 라빈스 등등 밖에 나가지 않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작은 시내'를 옮겨 놓았다. 삼성동 코엑스 지하상가의 손자뻘 정도로 이해하면 쉽겠다.
가족과 함께 거기까지 놀러가서 PC방에 앉아 오락하는 데에 정신 팔려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약간 씁쓸했다.

콘도 앞으로는 여름에 골프장, 겨울에 스키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푸른 잔디가 펼쳐져 있고
생각보다 긴 케이블카로 정상에 올라 산바람 쐬는 것도 기분 전환에 좋다.
콘도가 위치한 곳이 워낙 고도가 높은지라 구름에 휩싸인 첩첩산중이 발아래로 보인다.

비발디파크의 절정은 오션월드인데 이용료가 워낙 비싸고 그 외 수많은(?) 이유가 있어 TV에서 해주는 자체 광고 속의 풀장들만 보고 왔다.

굴삭기로 산을 깎아내리는 공사 현장을 보면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을 경멸하게 되지만
그렇게하여 산중에 지어놓은 콘도에서 신나게 놀 때는 그 누구도 인지하지 못 한다.
고로 나는 죄인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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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콘도 가는 길에 있는 들꽃수목원에서 배고파 요기하는 중. 이 수목원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넓긴 하지만 볼거리가 너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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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 베란다 전경. Panorama Maker로 이어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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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인가 구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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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왔다 이렇게 해가 떴다가를 10번 정도 왔다갔다 했다. 날씨도 스스로 헷갈렸는지 중간에 해 떴을 때도 비를 왕창 쏟아붓더라.



아내는 심심해서 한주네 가족도 오라고 전화로 꼬시는 중
전화 안 할 때 찍을 걸, 은근히 자연 감상을 방해하는군.


현장감 제대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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