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퇴직

잡담 2008. 11. 28. 22:14
내가 다니는 회사의 이야기는 아니고
내가 파견나가 있는 회사에 오늘 대규모의 명예퇴직이 있었다.

그동안 회사에서 신청을 받아 누가 명예퇴직자인지 대부분 가려진 상태에서
오늘이 공식적으로 마지막 날이었던 것이다.

내 자리가 있는 부서에도 오랜 세월 다니시던 차장님 한분이 명예퇴직을 하시기로 했다.
그 차장님도 그렇고 다른 많은 명예퇴직자들이 그 동안 못 쓴 연차를 쓰느라 며칠 자리를 비우시다가
오늘 출근을 하셨다.

예전에는 퇴직하는 분들이 계시면 개별적으로 층층의 직원들 자리를 다니며 악수를 하고 안녕을 고했는데
오늘은 이례적으로 간략한 감사패 전달식과 함께 회사를 떠나며 남기고 싶은 말 한마디씩 하는 시간도 가졌다.

내 자리가 있는 부서와 같은 층에 있는 다른 부서의 모든 명예퇴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마디씩 할 때는 공기가 무겁게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가 꽤 엄숙했다. 어느 분은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 분이 울먹이니 같은 부서의 다른 동료 여직원 역시 눈시울이 붉어진다.
젊은 시절의 열정과 수많은 희노애락이 가득한 회사를 십수년 만에 그만 둔다고 생각하니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나 보다. 경청하는 다른 모든 직원들의 표정이 무겁다.

퇴직자들이 모두 퇴근하고난 금요일 퇴근시간 무렵,
남아있는 분들은 자리를 옮기고 짐 정리를 하며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떠난 자들이나 남아있는 자들 모두 나름의 생활을 이어가야겠지.
인생은 진행형이다.

난 워낙 매정한 성격이라 10년 넘도록 한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 둬도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슬프지는 않을게다.
그 사실이 왠지 더 슬프다.

회사를 떠난 분들 모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또 다른 희망찬 출발로 멋진 제2의 인생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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