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상담에 도움이 되는 영어식 표현?!

잡담 2009. 3. 3. 16:18
오늘 전화 상담을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PC 오류로 전화 문의를 할 때는 우리말식 표현보다 영어식 표현이 상담원 입장에서 훨씬 편하다는 생각 말이다.

어떤 얘기인고 하니,

제가 오늘 고객과 만나서 뭣 좀 하려는데 요즘 한동안 XXX를 안 써서요, 오늘 고객 앞에서 XXX를 들어가려고 하니 비밀번호가 틀리다고 나오더라구요.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나 봐요. 초기화 좀 해주세요.

수화기 너머 안스러운 목소리로 이런 요청을 한다.

자, 이 질문을 주어 + 목적어 + 서술어 형식으로 얘기하지 않고 영어식 표현대로 주어 + 서술어 + ... 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될까?

제가 잊었습니다. 비밀번호를. 오랫동안 XXX를 안 써서. 고객과 만나는 자리에서...

뭐 대충 이렇게 될 수 있겠다.

이 분은 그나마 비밀번호 문제로 전화한 것을 앞부분에서 눈치챌 수 있지만 사전 설명을 장황하게 하는 분들은 한참 얘기를 듣다가 결국 비밀번호 초기화 해달라는 간단한 요청임을 뒤늦게 알고 맥이 풀릴 때가 많다.

원하는 바(서술어가)를 먼저 얘기하면 뒤의 설명을 듣는 동안 비밀번호 초기화 사전 작업을 준비할 수도 있고 중간에 말을 끊고 변경해드리겠다고 전하여 서로의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물론 말하는 이의 성격 문제도 있겠지만 그런 면에서는 영어식 표현이 참으로 효율적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몇 자 끄적여본다.

이 짧은 내용을 이리도 길게 주절거리는 거 보면 나도 참 비효율적인 표현력을 가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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