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먹는다.

잡담 2007. 2. 23. 13:05

자신이 어렸을 때 즐겨 먹던 음식에 대한 느낌은 오래도록 아니, 평생 추억으로 남아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사람에 따라 그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
그 맛에 길들여졌다고나 할까, 아님 그 음식에 대한 선입견이 남아 있다고 할까.

내가 어렸을 적 자주 먹던 음식으로는
어른이 먹어도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매운 이화동의 깃대봉 비빔냉면과
어머니가 가끔 햄버거빵에 양배추와 쏘세지를 넣어 케찹으로 버무려준 샌드위치,
그리고 어머니가 시장에서 돌아오실 때 가끔 까만 비닐봉지에 2천원 어치 정도 담아오시는
동그라미/삼각 과자 등이 있다.(가게 밖에 투명 상자에 넣어놓고 파는 그 과자)
그래서 난 비빔냉면 소리만 들어도 입 안에 침이 고이며 환장을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을 잘 먹고 자라지 않은 다른 사람들은,
"그저 그런데."
하며 별 감흥을 못 느끼게 마련이다.

팀에서 점심 회식이 있어 갈비탕을 먹으러 간 자리에
갈비탕이나 다른 정갈한 반찬보다 더 입맛을 돋군 것이
모든 식탁 위에 기본적으로 놓인 생김과 간장이었다.
어렸을 때 반찬 없으면 생김에 밥을 싸서 간장에 찍어 먹던 그 기억.
그 추억으로 고소한 맛이 배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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