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작은 나

잡담 2007. 8. 7. 00:16

파견 업체 신규입사 직원들의 프로그램 설치 교육이 있었다.
주말 내내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3시간의 교육이 알차고 재미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교육을 위해 가져간 AP 장비의 설정부터 안 되어 30분이나 늦게 시작한데다가
내가 우려했던 지루한 교육 분위기로 3시간이 '알차게' 채워졌다.

대학시절 과제 발표 때 이후로 몇 년만에 여러 사람 앞에 섰는지 모르겠다.
교육받는 이들은 예상대로 졸린 눈을 치켜뜨며 종종 하품을 하였고
나 혼자만 시간에 쫓겨 등에 식은 땀 흘리며 부랴부랴 교육을 마쳤다.

참내~, 내가 교육 받았어도 머리에 남는 게 하나도 없겠군.

퇴근길 내내 생각했다.
칠판에 판서도 하고 명수 두더지, 재석 토끼 얘기로 요렇게 알기 쉽게 비유하며 설명했으면 좋았을 걸.
마치 말싸움 때 꿀먹은 벙어리처럼 당하고 있다가
돌아서서 마음이 진정된 후 그 때 이런 말로 대꾸하지 못한 나를 한탄하는 모습.

누구 앞에만 서면 난 왜 이리 작아지는가~
쓴 웃음밖에 안 나온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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