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13일이란 하루

잡담 2007. 3. 13. 22:52
아내가 특별히 바쁜 하루라 하여 평소보다 40분 일찍 출발.
한가할 줄 알았던 지하철은 여전히 붐비지만
그래도 사람에 밀려 이리저리 휘말리고 숨 못 쉴 정도는 아닌지라 그나마 감사.

아침 일찍, 팀장님이 차장님의 업무 실수로 인해 무지막지 화가 나셔서 노발대발.
사무실 한순간 쏴~아해지고 한동안 분위기 냉랭.
'휴~, 나도 딴 짓하지 말고 일 열심히 해야지.'

혼이 난 차장님 입맛이 없으셨는지 점심 식사도 않고 혼자 업무 중.
뒷모습이 쓸쓸하다. 그래도 가족 떠올리며 기운내시고...
롤러코스터의 힘을 내요 미스터 김~
(마침 김 차장님이시군.)
동고동락하는 직장 동료 혼내신 후 마음 씁쓸하실 팀장님도 화이팅!
(평소 참 너그럽고 신사다운 분이신데... 역시 카리스마 짱!)

어제 맡은 노트북, 인터넷이 끊기고 시스템이 먹통 된다고?
어디 보자~
HijackThis로 시스템 정리하고 PCFree로 마무리 검사,
CurrPorts로 열린 포트 검사. 별 거 없는데... 어라, unkown port 가 왜 이리 갑자기 많아진담?
인터넷은 끊기지 않는데
iexplorer로 회사 사이트 접속 테스트 중 일정 화면에서 다음 진행 안 됨.
Process Explorer로 봐도 별 거 없네?
찾아오기로 약속한 시각 2시, 현재 10:30 이 지나가고...
윈도우 다시 설치하고 프로그램 셋팅하려면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하는데.
원인 찾는다고 별다른 관리 개념없이 1년 동안 쓰던 PC를 문제없이 계속 쓸 수 있단 보장도 없고.
에라 찾긴 뭘 찾아, 걍 밀어 버려~
이러니 윈도우 설치만 할 줄 아는 초보나 5년 경력 기사나 다를 게 뭐야. 이 바닥 현실이야.

2시에 온다던 주인은 점심 시간 끝나기도 전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고.
기다린지 20분만에 건네주며 속으로
'일찍 시작하길 다행이야.'

DVD를 어떻게 볼 줄 모르시는 아버지는 나에게 전화로 SOS.
하지만 원격지원마저 내가 시키는대로 안 되는 게 화나시는지 당신이 못 따라가는 게 화나시는지
나중을 기약하고 전화 뚝.
나도 답답, 아버지도 답답, 우리 모두 답답.

아직 오전의 냉랭한 분위기 가시지 않은 사무실을 18시 땡하며 뒤로 하고
지하철 > 버스 타고 온 집 앞.
음~ 호떡 사서 밥 되기 전에 하나씩 먹어야지.

호떡 2개 싸들고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직장동료와 통닭 뜯고 있다.
어제 김치볶음밥 먹으며 통닭 사달라던 아내를
누룽지로 간신히 말렸더니 오늘은 기어이 먹고 싶었던 게지.
나 오면 같이 먹으려고 1마리 반이나 시켜놓고 이제 막 뜯기 시작.
"호떡은 괜히 사왔네..."
하지만 통닭 먹고 호떡까지 쓱싹.
치킨은 우리 동네 동키가 최고!

부른 배 문지르며 요즘 유일하게 보는 방송 프로 '거침없이 하이킥'을 낄낄거리며 보다.
오늘도 순수 어리버리 부자 순재-준하와 소심 꽈당 민정이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새벽 2시에 일어나 업무 준비하고 나와 같이 출근했던 아내는 금세 초죽음이 되어 잠자리에 들고
매일 공부해야지 해야지~ 하며 기약없는 내일로 미루는 나는 오늘도 책 펼 줄 모르고 블로그질.

내일 저녁을 기약하며 뜯지도 않은 통닭 반마리를 밥상 위에 남겨두고
이만 들어가 잘까나.

나만의 소소한 일상,
80년 인생이라 치면 1/29,200 일이 또 이렇게 지나간다.

펜 타블렛이라도 있으면 그림일기로 남기고 싶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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