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girls

영화 2007. 3. 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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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중 한 명은 뮤지컬을 싫어한다.
"그냥 말하면 될 것을 왜 노래로 하고 그래~"
현실세계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상황을 뮤지컬은 시침 뚝 떼고 얘기한다.
약속한 적 한 번 없어도 순식간에 수십번 연습한 듯 연주를 하고 입을 맞춰 노래하고 춤을 춘다.
비현실성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에게는 오랫동안 눈을 둘 수 없는 상황 설정이다.

노래는 이야기를 설명하기에 상당히 함축적이고
가사와 운율, 춤동작은 감정표현에 일반 대사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어서
배우의 감정과 영화의 메세지가 관객에게 빨리 전달된다.

시나리오와 감독이 허황된 꿈을 꾸는 듯한 말도 안 되는 어설픈 3류 영화들과 달리
뮤지컬은 독특한 하나의 장르로써, 극적인 상황 연출의 한 수단으로써 그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창조해낸 멋진 발명품 아닌가.
하긴, 그렇게 얘기할라치면 인간이 발명하지 않은 것이 없지.

하여간 나도 현실적인 드마라를 가장 좋아하지만
시카고물랑루즈같이 유쾌하고 성의있는 뮤지컬은 참 재미있다.
이 영화의 재미는 위에 말한 두 영화 재미의 3/4 정도 된다고 할까?
재미와 지루함의 경계를 살짝 넘나든다.
에디 머피가 이런 배역으로 나온 것 자체가 놀랍다.
일련의 우스꽝스런 이미지를 벗어난 연기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나저나 제니퍼 허드슨은 영화 속 인물과 엇비슷한 모양새로 영화 표지의 중심에서 밀려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배우 소개 부분에서 마지막에 특별히 소개된 건
감독-아님 제작자가-이 그만큼 이 배우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제니퍼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소개란에서 특별 대우 안 해줘도 되니까 영화 포스터에 이름과 사진을 크게 넣어달란 말이예요."
이 시대는 역시 날씬하고 예쁘고 볼 일이다.
(하지만 제니퍼 힘을 내! 여우조연상은 타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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